경제는 살아나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는 ‘고용없는 성장’의 시대가 현 실로 다가오고 있다. 경제가 1% 성장할 때 창출되는 새로운 일자리 수는 최근 들어 매년 하락하고 있다.
한국의 40∼50대 직장인들에게 올해는 ‘갑신정변’에 버금가는 변화의 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. 어차피 과거와 같은 장기 고용을 기대 할 수 없다면 가장 유리한 시기에 퇴직해 ‘제2 경력’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 한 일일지도 모른다. 그러나 막상 떠나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.
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인사담당으로 오래 근무하다 최근 야후의 인사담당 부사장으로 옮긴 리비 사르텐은 사람이 직장에 남을 때와 옮길 때 의사결정에 참고해야 할 다섯 가지 이유를 각각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.
먼저, 직장에 남아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보자.
첫째,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적이고 전략적인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 을 때: 이 때는 이 프로젝트가 완성될 때까지 일단 남아 있다가 그 결과를 지 켜볼 필요가 있다.
둘째, 개인적인 사유가 있을 때: 가령,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자녀가 있다든지, 아니면 부모가 와병 중에 있어 직장을 옮기는 것이 가족에게 타격을 가하는 일 이 될 때는 일단 현 직장에 계속 남아 있는 것이 나을 수 있다.
셋째, 승진라인에 있거나 좋은 경력기회가 기대될 때: 승진 가능성이 높고 바 라던 경력기회를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도 일단 눌러 앉 아 있어 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.
넷째, 새로운 기술이나 전문지식을 획득하고 있을 때: 수준 높은 향상 교육프 로그램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을 때 이러한 기술과 경험습득이 자신의 이 력과 다음 행보에 도움이 되므로 이수할 때까지 근무하는 것이 유익하다.
다섯째, 후계자를 양성하고 있을 때: 자신이 지금까지 조직 내에서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면, 그 후계자가 당신 의 수준에 이를 때까지 남아 있으면서 기술과 지식을 전수한다.
다음으로, 직장을 떠나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살펴본다.
첫째, 직장에 더 이상 ‘재미’를 느끼지 못할 때: 재미(Fun)라는 것은 단순히 흥미차원을 넘어 삶의 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. 직장생활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더 이상 공급받을 수 없다면 이직을 해서 정말 자신이 재미를 붙여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는 것이 남은 삶을 위해 현명한 일이다.
둘째, 노력했지만 나아지는 것이 없을 때: 자신이 책임을 맡아 회사의 업무와 환경을 호전시키려고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근본적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보이 지 않을 때에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. 시지프스 왕처럼 소용없는 돌 굴리기 를 계속 하든가, 아니면 새로운 환경과 가능성을 찾아 나서든가.
셋째, 회사가 학습과 성장을 멈췄을 때: 경쟁사가 우리 회사를 앞지르고 시장 에서 모든 성과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면 조직의 역기능과 악순환이 시 작될 공산이 크다. 만약 조직 구성원들을 설득하는데 힘이 든다면 차라리 당신 의 아이디어가 환영받는 곳으로 가는 것이 더 나을 수가 있다. 기울어져 가는 타이타닉호를 혼자서 바로 잡기는 어렵기 때문이다.
넷째, 더 이상 갈 데가 없을 때: 당신의 후배가 이미 당신의 능력수준에 와 있거나 오히려 추월하고 있으며 조직내에서 더 이상 갈 만한 적당한 보직이 보 이지 않을 때는 아름답게 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.
다섯째, ‘은색 탄환(Silver Bullets)’이 다 소모됐을 때: 당신은 한 때 조직 의 변화에 앞장섰던 주인공이고 당신의 화려한 아이디어가 조직 곳곳에서 은빛 을 발하며 사용되기도 했다.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당신의 아이디어와 능력에 열광하지도 않을뿐더러 당신의 말에 귀 기울여 들으려는 사람도 없다. 공연히 구식 총을 휘두르며 조직의 분위기와 균형을 깨는 ‘고독한 장고’가 되기보다 는 조용히 떠나는 것이 낫지 않을까?
<김성국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>
* 출처 : 매경이코노미 2004-02-06 p.s 이글을 읽고나니 왜 힘이 빠지는지??? 강태영 버젼 ... 아자아자아자! ^^ 여러분도 아자!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