Merry Christmas 잘 보내세요!!
페이지 정보

본문
할아버지의 컵라면
얼마전 학원 앞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걸다가 지저분한 파카를 입고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을 보았다.
할아버지는 사발면 두 개가 든 비닐 봉지를 들고 있었다. 나는 얼른 할아버지를 피해 학원으로 들어갔다.
한 이십 분쯤 지났을까. 친구와 커피를 마시려고 다시 밖으로 나갔더니 학원 앞 병원 계단에서 조금 전에 보았던 할아버지가 사발면을 드시고 계셨다.
그날은 몹시 추운 날이었는데 할아버지가 너무 안돼 보였다.
그때 한 젊은 아저씨가 씩씩거리며 할아버지에게로 다가갔다.
아마도 병원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인 듯했다.
그런데 그 아저씨는 라면을 먹고 있는 할아버지를 발로 차며
"야, 저리로 가. 저리로 가란 말야" 하고 야단을 치는 것이 아닌가.
아저씨의 발길질에 밀려 라면 국물이 조금씩 바닥으로 흐르고 있었다.
생각 같아선 그 아저씨에게 왜 그러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비겁하게도 나에게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.
강의실에 들어와서도 책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.
잘못된 것을 보고도 대항하지 못한 내 자신이 싫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대학을 가겠다고 영어 단어와 수학 공식을 외우고 있는 현실이 싫었다.
기어이 나는 수업을 마치기도 전에 가방을 챙겨 학원을 나왔다.
그런데 아까 그 할아버지가 앉아 계시던 계단에는 미처 다 먹지 못한 사발면 그릇이 엎어져 있었다.
난 과연 무엇을 위해 배우는 것일까.
어느 재수생의 이야기입니다. 경기침체로 모두가 어렵습니다.
주위에 따뜻한 관심을 갖고 서로를 도우며 사는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
Merry Christmas!!
2003년 12월 25일!! Merry Christmas~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...
댓글목록
